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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닐다

택배 아저씨에게 화낼 수가 없었습니다.

by bogosipn 2009. 5. 21.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언제부턴가 치킨이나 피자를 배달하는 아저씨보다 택배아저씨를 더 자주 보는것 같다.

며칠전에도 여느때처럼 택배가 도착할것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밤중이 되어도 택배는 아무소식이 없다.


생일선물을 하기위해 하루정도 여유를 두고 물건을 주문한터라 그나마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배송조회'를 해보니 물건은 당일 오전에 내가 사는 지역에 도착 되어져서 택배사원에게 건네져 배송이 시작됐다고 나온다.
평소같았으면 저녁때쯤 어김없이 택배가 배송하는데 그날은 택배아저씨의 전화도 없고 감감 무소식이었다.

다음날 생일선물을 줘야했기 때문에 마음이 급해져서 택배지점에 연락을 했다.

여직원이 전화를 받고 '운송장'을 조회해 보더니, 기사분이 연락을 했는데 전화를 안받은걸로 나와 있다고 한다. 휴대폰으로 연락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자 담당 기사에게 직접전화를 걸어보라고 연락처를 알려준다. 
연락받은 사실이 없는데 택배기사가 배송을 하지 않고 핑계를 대기위해 이런 말을 꾸며낸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전화를 하자 택배아저씨가 전화를 받는다. 상황설명을 하니 "아~ 여직원과 통하셨죠? 그 여직원이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잘못 전달을 한것 같네요."하며 화요일엔 통상적으로 택배물량이 몰려서 밤늦게까지 배송했는데 내가 살고있는 지역에는 가지도 못했다면서 죄송하다며 '사과'를 한다.

순간적으로 마음은 어느정도 누그려졌지만 "아저씨, 그러면 기다리는 사람 생각해서 내일 배송한다고 양해를 구하는 전화라도 주셨어야죠" 라며 핀잔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그 순간 택배비 30원(택배 건당 920원→950원으로) 인상(이때문에 대*통운의 한노동자는 목숨을 끊기도 했다)과 '자영업자가 아닌 노동자의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요구를 위해 택배업하시는 분들이 대전에서 화물연대에 함께 모여 시위를 했다는 신문기사가 떠올랐다.


(그런 시위를 두고 쟁점이 되는 알맹이는 쏙 뺀채 '조선'과 '중앙'은 시위자들이 '죽창'을 들고 경찰을 공격했다는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신문기사를 쏟아냈다고 하니, 아무리 재벌들과 혼인관계로 인척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재벌신문사지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선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까지도 팽개쳐버리는 행태에 또 한번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택배가 언제쯤 도착하냐고 묻자 저녁늦게나 배송이 될것 같다고 해서 저녁에 생일선물을 줘야하니까 지금 배송하고 있는곳으로 찾아 가겠다고 했다.

약속장소에서 물건을 받아들고 오는데 '죄송합니다~'라는 택배아저씨의 말에 나는 "수고하세요~"라고 웃으며 대답을 해주고는 마음속으로 '힘내세요!'라는 말을 전하며 발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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